어른을 위한 발달심리학

8.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어-성장 마인드셋(1)

Embracewords 2025. 6. 18. 21:07

사진: Unsplash의 Thammy Kolb

“쟤는 천재니까, 어떻게 나랑 같을 수 있어?”

‘천재’라는 말을 들으면 대개 어린이들이 떠오릅니다. ‘5살 음악 신동’, ‘10살 바둑 천재’처럼 말이죠. 그런데 ‘50세 천재 수학자’라는 표현은 왠지 어색합니다. 마치 그가 50살에 ‘갑자기 천재가 된 것’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천재였던’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니까요.

우리나라는 특히 조기에 ‘영재’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이제 와서 뭘 해봤자…”라며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하는 어른들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는 모두 좋은 양분을 품은,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길 기다리는 토지입니다.

성장은 어린 시절에만 일어나지 않습니다. 계절이 바뀌듯 우리의 능력과 잠재력도 우리 인생의 시기마다 다채롭게 왕성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성장 마인드셋 이론을 바탕으로, 뇌가 평생에 걸쳐 어떻게 발달하고 변화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나는 되는 사람일까? 안 되는 사람일까?

“나는 원래 똑똑했는데”, “예전엔 잘했는데”라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실은 알고 보면, 어린 시절 영재로 불렸던 이들이 좌절감을 나타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낙담이 때로는 더 깊은 성장의 토양이 되기도 합니다.

자기효능감은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 들었던 “넌 대체 잘하는 게 뭐니?” 혹은 “넌 왜 이것도 못 해?”라는 말들이 내면 깊이 자리 잡고 있을지라도, 성인이 된 후에 이에 대한 마음가짐을 바꿀 수 있습니다.

실패 후 다시 일어서는 경험, 새로운 분야에서의 성공, 타인을 도우며 느끼는 보람. 이 모든 경험이 ‘되는 사람’ 즉, 상처받은 자아를 치유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가는 기반인 것입니다.

 

● Late Bloomer: 대기만성, 늦게 피는 꽃, 늦깎이

“Late Bloomer”는 재능이나 능력이 평균 시기보다 늦게 나타나는 사람을 뜻합니다. 아동기나 청소년기에는 또래보다 발달 속도가 느려 보이지만, 결국 따라잡고 때로는 앞서나가는 사람들을 말하죠. 때로는 성인이 되어서야, 심지어 노년기에 이르러서야 특정 분야의 재능이나 천재성이 드러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아무리 우수한 재능이라도 시기를 놓치면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고 계신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과거의 성공은 주변의 기대와 약간의 압박 속에서 이뤄낸 것이라면, 오늘의 느린 성과는 진정한 자기 선택에서 비롯되었다고 말입니다.

실제로 성취 관련 연구에서, 성인이 된 ‘미성취 영재(또래보다 뛰어난 성취를 이루지 못한 영재)’의 실패 경험은 오히려 진정한 자기 발견의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이들은 부모의 기대나 사회적 성공 기준에 얽매이지 않고 직업을 선택하여, 어린 시절의 의존적 패턴을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는 곧 건강한 자기주도성, 상처와 실패에 대한 회복탄력성으로 내면화하여, 새로운 도전이나 과도한 성취 압박 앞에서도 용기를 낼 수 있는 자아정체성을 획득한 것입니다.

 

● 자아정체성은 어김없이 흔들린다

성인기 발달에서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는 자아 정체성의 재정립입니다. 이는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합하여 더 성숙한 자아를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어린 시절에는 주로 외부 평가에 의존했다면, 성인기에는 내적 가치와 신념을 바탕으로 스스로 정의할 수 있게 됩니다. 과거의 상처와 실패는 더 이상 부끄러움이 아니라 성장의 밑거름으로 바뀝니다.

 

● 봄은 언제나 돌아온다, 지겹고 또 설레는 오늘처럼

인생의 계절이 겨울처럼 춥고 메마르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이 그러하듯, 인간의 발달도 순환적 특성을 보입니다. 한동안 정체되어 보이던 성장이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꽃피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과정을 믿고 기다리며, 동시에 성장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 것입니다. 새로운 경험에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만의 속도로 발달해 나가는 것. 자라나는 성인에게도 희망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인기 발달의 가능성과 자기효능감 회복, 늦은 개화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두 번째 글에서는 이를 실제 삶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과 뇌과학적 근거를 통해 평생 성장의 실현 방안을 제시하겠습니다.

 

오늘도 행운을 빕니다. 그리고 다정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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