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을 위한 발달심리학

6. 애착은 정말 유명한 회피불안핑임 – 애착 유형과 관계 패턴

Embracewords 2025. 4. 1. 11:30

Unsplash의 alise storsul

“왜 가까운 사람일수록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는 걸까?”

혹시 심리테스트 좋아하세요? 오늘날 우리는 여러 심리테스트를 손쉽게 접하곤 하는데요. 성격유형 검사인 MBTI부터, ‘예민한 사람 테스트라고 불리는 HSP까지, 마치 심리테스트가 시기마다 되풀이되는 유행처럼 느껴집니다.

이 글의 주제인 애착 유형에 관한 테스트 역시 SNS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요. 이는 안정 애착’, ‘회피형 연애등 여러 키워드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애착 유형은 각자의 서툰 대인관계를 보완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 이해 도구로 사용되고요.

그렇다면 애착이란 무엇일까요? 뭔가를 좋아하는 감정? 자연스레 이끌리는 마음? 다음으로 우리는 애착 이론을 살펴보며, 생애의 가장 초기 경험에서 형성된 애착이 어떻게 그 이후의 대인관계, 연애, 그리고 직장 생활 등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애착(Attachment)이라는 능력

애착(attachment)은 우선 생존을 위한 본능적 행동으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심리학자 존 보울비(John Bowlby)는 인간이 애착을 통해 타인과 강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한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생애 초기에 주변의 보호를 받도록 말이죠.

이러한 인간의 타고난 애착 능력은 오스트리아의 동물행동학자 콘라트 로렌츠(Konrad Lorenz)가 내세운 각인(Imprinting)’의 개념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간혹 갓 태어난 새끼 오리가 맨 처음 눈으로 본 사람을 어미 오리로 착각하고 따르는 경우가 있죠? 그 각인처럼 애착 또한 자신을 보살펴줄 수 있는 누군가를 찾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애착 발달의 주요 과정

존 보울비는 애착이 다음의 네 단계를 거치며 완성된다고 설명합니다.

1) 비사회적 단계(출생~6): 특별한 대상 없이 모든 자극에 반응함.

- 예시: 아기가 눈에 띄는 모든 것에 손을 뻗음.

2) 무분별 애착 단계(6~6개월): 특정 인물에 더 큰 반응을 보이지만, 낯선 이에게도 비교적 쉽게 응답함.

- 예시: 아기가 어머니를 제일 좋아하지만, 삼촌에게도 잘 웃어줌.

3) 특정 대상 애착 단계(7~9개월): 주 양육자 한 명을 안전 기지(Secure Base)’로 인식하여 강한 애착을 드러냄.

- 예시: 아기가 어머니에게만 안기려고 함.

4) 다수 애착 단계(9개월~18개월 이후): 주 애착 대상 외에 여러 사람과 애착 관계를 형성하기 시작함.

- 예시: 어머니뿐 아니라 어린이집 친구나 선생님과도 잘 지냄.

 

애착 유형과 그 특징

미국과 캐나다에서 활동한 심리학자 메리 에인스워스(Mary Ainsworth)낯선 상황 실험을 통해 애착 유형을 네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낯선 상황 실험은 쉽게 말해서, 영아가 양육자와 헤어지고 다시 만날 때 보이는 각각의 반응을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 실험은 양육자가 아이의 안전 기지(Secure Base)’인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안전 기지란, 아이가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양육자이면서 동시에 아이가 스스로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이용하는 대상입니다.

8개 에피소드로 진행되며, 이 글 하단에 그 내용을 표로 정리해서 드릴 테니 궁금하신 분들은 봐주세요.

메리 에인스워스가 정리한 네 가지 애착 유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안정 애착

- 실험 반응: 양육자가 있을 땐 편안하게 주위를 탐색한다. 양육자가 떠나면 불안해하지만, 돌아오면 쉽게 안정을 찾는다.

- 양육 특징: 아이의 요구에 적절하게 반응하며 일관된 애정을 표현한다.

- 발달 결과: 건강한 자존감, 사회적 유능감, 높은 회복탄력성

2. 불안정-회피 애착

- 실험 반응: 양육자와 상호작용이 적고 정서적인 거리감을 보인다. 양육자가 떠나든 돌아오든 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 양육 특징: 아이의 요구 대부분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으며, 애정 표현에 냉담하다.

- 발달 결과: 정서 표현 억제, 타인에 대한 불신

3. 불안정-저항 애착

- 실험 반응: 양육자에게 집착을 보인다. 양육자가 떠나면 심하게 불안해하지만, 돌아와도 쉽게 진정되지 않는다. 양육자를 간절히 찾다가도 별안간 그에게 신경질 낸다.

- 양육 특징: 아이의 요구에 비일관적으로 대응하며, 아이가 양육자의 태도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 발달 결과: 과도한 의존성, 정서 조절의 어려움

4. 혼란 애착

- 실험 반응: 애착 행동이 일정하지 않으며, 혼란스러운 패턴을 보인다.

- 양육 특징: 학대, 방임과 수용이 반복되는 등 전반적으로 불안정하다.

- 발달 결과: 관계 형성에 극심한 어려움, 정서·행동 문제

 

성인 애착 유형과 연애 관계

위와 같은 애착 유형은 대인관계의 근본 기능을 담당합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하며, 특히 친밀한 관계에서 그 역할이 두드러집니다. 애착 유형별 연애 관계 예시를 통해, 그 차이를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죠.

안정 애착

특징: 관계에서 신뢰를 유지하고, 친밀함과 독립성 사이에서 균형을 찾습니다.

사례: A는 연인과 의견 충돌이 있어도 경청과 대화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누가 틀리고 맞는지보다 서로를 신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멀리 있어도 불안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과 함께하는 시간 모두 소중하게 여깁니다. “갈등은 풀고, 사랑은 모으고” 그렇게 살아갑니다.

불안정-회피 애착

특징: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불편해하며, 지나치게 독립적인 태도를 유지합니다.

사례: B는 연애 초반에는 열정적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거리감을 느끼며 회피합니다. 친밀감이 깊어질수록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일부러 없는 약속을 만들어 데이트를 피하고, 애인의 이벤트도 물론 고맙지만 사실은 부담감이 더 큽니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상대에게 “선 넘지 마”, “그건 내 사생활이야”, “이제 혼자 있고 싶어” 같은 말을 자주 합니다.

불안정-저항 애착

특징: 상대방의 관심과 사랑을 끊임없이 확인하려 하며, 거부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사례: C는 연인이 자신을 사랑하는지 끊임없이 확인합니다. 늦은 답장, 만나지 못한 주말. 특정 발언의 의도를 과하게 분석합니다. 연인의 사소한 행동에도 ‘헤어지자는 건가?’라며 의미를 부여합니다. 가령 5일 만의 데이트에서도 상대가 스마트폰을 자주 확인하는 태도에 깊이 상처받습니다.

혼란 애착

특징: 친밀함을 원하지만 동시에 두려워하며, 관계에서 일관성이 부족합니다.

사례: D는 학업과 직장에선 성공적이지만 연애는 어렵습니다. 상대의 사랑 고백에 하루 종일 설레다가도 다음날엔 그 진정성을 의심합니다. 사랑의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오히려 헤어지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어쩌면 지금의 이별이 서로에게 더 좋은 일일지도 모르니까요. D에게 연애란 “따뜻함을 주는 동시에 위험할 수도 있는, 불이나 연탄 같은 것”에 불과합니다.

 

애착 패턴의 변화 가능성과 개선 방법

그런데 말이죠, 아주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애착 유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환경과 경험에 따라 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건강한 관계를 위해서는 자신의 애착 패턴을 인식하고, 필요하다면 변화를 시도하는 편이 마음 건강에 좋습니다. 다음은 애착 패턴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방법과 그 예시입니다:

1. 자기 인식 강화: 애착/관계 일기 작성하기

1) 자신의 감정 반응과 관계 패턴을 관찰하고 기록한다.

2) 과거 경험이 현재 대인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찾는다.

3) 예시: 불안정-저항 애착의 E가 작성한 애착/관계 일기

- 관계 상황: 애인이 연락 없이 약속 시간에 늦었는데, 그 기다림 동안 손톱을 뜯고 다리를 떨며 과도하게 불안해했다.
- 과거 경험: 초등학생 시절 맞벌이하는 부모님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날이 잦았다. 그 기다림 끝에 부모님이 나를 반겨주실 때도 있고, 피곤해하실 때도 있었다.
- 결론: 따라서 이러한 부모님의 비일관적인 반응이 내 불안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

2. 안전한 관계 형성: 수용/거부 경험 마주하기

1) 신뢰할 수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안정 애착 경험을 쌓습니다.

2) 감정적으로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연습을 합니다.

3) 예시: 불안정-회피 애착의 F가 겪은 새로운 방식의 수용

- “사실 나 콧구멍이 작아서 미세먼지 많은 날에는 코 파야 해서 화장실 좀 자주 감” F는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자신의 사소한 취약점을 조금씩 공유하기 시작했고, 거부 없이 수용되는 경험을 통해 점차 친밀감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다.

3. 인지적 재구성: 부정적인 애착 고정관념 탈피하기

1) 나는 결국 버림받을 거야’, ‘다른 사람이 없다면 나는 가치가 없어’, ‘나는 혼자가 편해등 자신의 애착에 대한 비관적인 믿음을 점검한다.

2) 감정적인 반응 뒤에 숨어있는 객관적인 사실을 기반으로 애착 반응의 논리를 수정한다.

3) 예시: 혼란 애착의 G가 다시 살펴보는 관계

- G는 상대가 사랑한다고 말할 때마다 “나와 안전하게 헤어지기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걸 거야”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인지적 재구성 이후, “아직 나를 사랑하는지 물어보자. 나와 계속 잘 지내고 싶을 수도 있으니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4. 전문가의 도움 받기: 애착 기반 상담 치료

1) 애착 기반 상담이나 치료를 통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건강한 애착을 형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결론: 애착을 알면 우리는 바니안나무가 되

바니안나무 혹은 반얀나무에서 ‘Banyan’은 산스크리트어로 하면 반야(Banya)’라는 단어가 됩니다. 이는 지혜라는 뜻이기도 하죠. 바니안나무는 한 줄기에서 시작해서 여러 뿌리를 내리며 성장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인도 동부 어딘가의 한 바니안나무는 둘레 500m, 높이 25m에 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한 그루인데도 멀리서 보면 마치 숲처럼 생겼다고 해요.

이런 바니안나무처럼, 우리의 애착 역시 처음 심어진 씨앗에서 시작하지만 계속해서 새로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애착을 이해함으로써 조그만 지혜(반야) 하나를 얻을지도 모르죠.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더 풍요로운 대인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애착 패턴을 인식하고 필요한 변화를 추구함으로써, 우리는 더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강한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

애착 이론은 우리의 첫 인간관계가 어떻게 평생의 대인관계 패턴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줍니다. 존 보울비와 메리 에인스워스의 이론으로 우리는 애착이 단순한 감정을 넘어서는, 생존과 대인관계의 근본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안정 애착, 불안정-회피 애착, 불안정-저항 애착, 혼란 애착 등 네 가지 애착 유형은 우리의 연애 관계, 직장 생활, 그리고 대인관계에서 자신만의 패턴으로 드러납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러한 애착 유형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자기 인식 강화, 안전한 관계 형성, 인지적 재구성, 전문가의 도움을 통해 우리는 건강한 관계 패턴을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다음 글은 애착 이론에 뒤이어, 바움린드의 양육태도 유형과 그 세대 간 전이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나는 절대 내 부모처럼 되지 않을 거야!”라고 다짐해 본 적 있다면? “내 모난 구석을 우리 아이가 닮지 않을까?” 걱정하신 적 있다면? 애착 형성과 함께 바움린드의 양육태도 유형을 통해 그 이유를 말씀드릴게요.

특히 다음 글에서는 부모의 양육 스타일이 자녀의 애착 형성에 미치는 영향과, 이렇게 형성된 애착 유형이 다시 성인이 된 자녀의 양육 방식으로 반영되는 순환적 과정을 분석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권위주의적 부모 밑에서 자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통제적 양육 패턴을 반복하게 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알아보는 것이죠. 양육 태도와 그의 세대 간 전이를 인식함으로써, 자신의 언행을 객관적으로 성찰하는 방법에 대해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오늘도 행운을 빕니다. 그리고 다정한 하루 되세요!


낯선 상황 실험(Strange Situation Procedure) 에피소드

에피소드 시간 상황 설명
1 1 영아, 양육자 모두: (Room)으로 입장한다.
2 3 영아: 자유롭게 활동한다.
양육자: 필요할 때만 도움을 준다.
3 3 낯선 사람: 영아와 양육자가 있는 방으로 입장한다. 마지막 1분간 영아와 함께 놀이를 한다.
4 3 양육자: 영아와 낯선 사람을 두고 방에서 나온다(첫 번째 분리).
5 3 양육자: 방으로 돌아온다(첫 번째 재회).
낯선 사람: 조용히 방에서 나온다.
6 3 양육자: 영아를 혼자 두고 방에서 나온다(두 번째 분리).
7 3 낯선 사람: 방으로 돌아온다. 필요시 영아와 상호작용 한다.
8 3 양육자: 방으로 돌아온다(두 번째 재회).
낯선 사람: 조용히 방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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