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우리가 아동발달을 이해한다면

 

“선생님은 잘 안 혼내서 좋아요.”

 

대학 시절 교육봉사를 하던 중, 한 아이가 제게 이 말을 툭 던졌었습니다. 그때 제 마음은 커다란 돌멩이에 맞은 물웅덩이처럼 오래오래 일렁거렸습니다. ‘어쩌면 어른은 아이를 혼내고만 있었던 걸까?’, ‘오늘도, 지금도, 어떤 아이는 혼나는 중일까?’, ‘왜 그런 걸까?’ 같은 생각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결국은 “우리 사회가 아동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그리고 오늘날의 어른들이 어떤 아동기를 보내왔는지” 깊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비슷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그 이후 저는 아동청소년학을 복수 전공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왜 경제학도 아니고, 아동학이야?” 많은 이들이 의아해했지만, 저는 ‘왜 우리 어른들은 어린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어른이 되어 가며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 취업 준비, 학점 관리, 대외활동 등 여러 일이 겹치고 겹쳐, 제 고민은 어느덧 힘을 잃었었습니다. 그렇게 여느 때처럼 관성으로 학술 논문과 이론 서적을 읽던 날. 도서관 유리창을 넘어 햇빛이 책상 한켠을 비출 때. 전 세계 연구자들의 목소리가 제 눈과 귀로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아동은 이렇게 자라나요.”, “신체, 언어, 정서, 사회성, 예술성, 탐구심은 이런 방식으로 길러줘야 해요.”, “당신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군요, 함께 답을 찾아봐요.” 이 말들은 마치 과거의 어린이가 현재의 어린이를 향해 ‘우리가 잘 자란 것처럼, 너희도 잘 자랄 거야!’라는 따뜻한 응원같이 들렸습니다.

 

아동과 관련된 대부분의 연구 주제는 사실 ‘나답게 잘 성장하는 법’을 담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종종 본질을 잃어버립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여전히 지식을 쫓아가고, 타인과의 연결을 기대하며,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그 아이가 살아있습니다.

 

● 아동발달이론, 왜 지금 다시 주목받나?

 

최근 ‘내면 아이’나 ‘어른이’라는 용어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일 뿐일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은 듯합니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많은 어른이 정체성의 혼란, 감정 조절의 어려움, 대인관계 문제 등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동발달이론은 이러한 현대인의 고민에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 정신분석이론은 아동기 경험이 성인기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합니다.

- 인지발달이론은 우리가 어떻게 세상을 이해하고 학습하는지 보여줍니다.

- 사회학습이론은 우리가 어떻게 타인을 관찰하고 모방하며 배우는지 설명합니다.

 

이러한 이론들은 우리의 현재 행동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내 안의 아이를 발견한다는 것

 

아동발달을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현재의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입니다.

 

예를 들어, 완벽주의적 성향으로 고민하는 직장인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는 아동기의 조건적 사랑 경험과 연결될 수 있습니다. 또는 자신의 기질상 자신의 주변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해석들은 스스로가 자기 행동 패턴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변화시킬 수 있는 첫걸음이 됩니다.

 

아동발달이론은 우리가 어떻게 성장하고 변화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행동과 사고가 어떻게 형성되는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자신과 타인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됩니다.

 

● 아동발달 지식의 현대적 활용

 

아동발달이론의 통찰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1. 기업의 인재 육성 프로그램

2. 심리 상담 및 코칭

3. 조직 문화 개선

4. 개인의 자기계발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실리콘밸리의 혁신 기업들이 ‘놀이 중심 학습’이나 ‘창의적 실험’과 같은 아동교육 원리를 조직 문화에 적용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개인의 업무 능력뿐만 아니라, 조직 전체의 성장에 발달심리학의 주요 원리들이 적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 왜 지금 아동발달을 공부해야 할까?

 

현대 사회는 끊임없는 변화와 적응을 요구합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이 본질적인 질문들과 마주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지?”

“대인관계는 꼭 필요한 것일까?”

 

아동발달이론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중요한 안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한때 아이였고, 그 시기의 경험이 현재의 우리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 당신의 타임머신을 미래로 보내는 방법

 

아동발달 이론을 알게 되는 것은, 단순히 과거의 내 모습만을 되짚어 보는 것이 아닙니다. 과거의 조건만이 현재의 여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동발달은 당신의 과거만을 비추는 과거형 타임머신이 아닙니다. 이른바 전인적 성장의 원리들이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당신의 길을 밝힐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여러분은 어린 시절의 나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그 대답 속에 현재의 여러분을 위한 응원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다음의 응원을 여러분에게 보내며 다음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오늘도 행운을 빕니다. 그리고 다정한 하루 되세요!

 

“살아 있어 다행이다, 살아도 된다”라는 응원을 아이들에게 보내려는 마음이 어린이 문학이 생겨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 미야자키 하야오, 『책으로 가는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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