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나만의 ‘대인관계 GPS’를 켜자 - 정서능력과 마음의 이론 (2)

지난 이야기

2025.01.13 - [어른을 위한 아동발달심리학] - 2. 나만의 ‘대인관계 GPS’를 켜자: 정서능력과 마음의 이론 (1)

 

사진: Unsplash의Hannah Busing

 

◉ 정서 조절과 정서 통제의 차이

 

많은 사람이 ‘정서 조절’과 ‘정서 통제’를 혼동합니다. 조절이나 통제나 그 뉘앙스는 같지 않냐고 반문하죠. 하지만 ‘정서 조절’과 ‘정서 통제’, 이 두 개념은 전혀 다른 성격의 용어입니다.

 

1) 정서 조절:

- 감정의 강도와 표현 방식 조정

- 상황에 맞는 적절한 표현 선택

- 장기적으로 건강한 방식

 

2) 정서 통제:

- 감정 자체를 억제

- 표현의 완전한 차단

- 장기적으로 부작용 발생 가능

 

건강한 정서와 대인관계를 위해서는 ‘정서 통제’보다 ‘정서 조절’ 전략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어떤 사람의 실수로 인해 A와 B 두 사람이 그 잘못의 책임을 뒤집어쓰게 되었다고 합시다.

정서 조절의 A와 정서 통제의 B 모두 화를 속으로 삼키기로 합니다. “마냥 화낸다고 달라질 게 있나. 나만 손해지 뭐.”라고 말이죠. 하지만 그 이유는 서로 다를 것이고, 이로써 장기적인 차이가 나타나게 됩니다.

정서 조절의 A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그 사람에게 직접 찾아가 싸우고 싶지만, 속 시원해지자고 회사 내 이미지를 망칠 수는 없지. 소리 지르면서 따지는 대신, 진짜 잘못한 그 직원에게 따로 이야기해야겠어. 오늘 김 대리님의 실수를 우리 부서에서 발견해 처리했고 그 과정에서 팀장님이 걱정된 마음에 잔소리를 좀 심하게 하셨다, 이렇게. 아무튼 오늘은 퇴근길에 야구 베팅 연습장 좀 가야겠다.

반면 정서 통제의 B는 다음 같은 이유를 듭니다. 혼 좀 났다고 기분 안 좋은 티 내면 안 돼. 공과 사는 구분해야지. 당연히 속상하지, 하지만 이건 단지 내 감정일 뿐이야. 얼른 리포트 수정해서 이미지 회복하자. 일로 만난 사이에 결과로 증명하면 그만이지, 안 그래? 하, 퇴근하고 싶긴 하다. 집 가서 넷플릭스 보면 또 금방 잊겠지, 뭐.

 

여러분은 A와 B 두 사람 중 누구와 더 닮아있나요? 만약 B처럼 감정 자체를 억압하고, 감정에 제 이름을 불러주지 않는다면 상상해보시기를 바랍니다. 내가 계속 B처럼 자신의 감정으로부터 달아나며 살 것인지, 아니면 A처럼 감정과 사이좋게 지낼 것인지 하고요.

 

● 실천을 위한 체크리스트

 

하지만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다는 말처럼, 정서능력의 중요성을 안다고 해서 곧바로 그 능력을 활용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체력을 기르는데 규칙적인 운동이 중요한 것처럼, 마음을 돌아보는 일도 규칙적인 반복 경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부터 다음 질문들로 자신의 정서능력을 점검해보기로 합시다.

 

□ 오늘 내 감정을 정확히 인식했는가?

□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려 노력했는가?

□ 감정을 적절한 단어로 표현했는가?

□ 공감적 태도를 유지했는가?

□ 상황에 맞게 감정을 조절했는가?

□ 부정적 감정에 건설적으로 대처했는가?

□ 효과적으로 감정을 전달했는가?

□ 정서적 자신감이 향상되었는가?

 

이 체크리스트를 통해 자신의 정서능력 발전 상황을 꾸준히 모니터링할 수 있습니다. 여러 날 동안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며, 여러분의 정서 건강이 힘을 얻길 바랍니다.

 

● 마음의 이론: 더 나은 관계를 위한 도구

 

마음의 이론(Theory of Mind)은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을 설명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 믿음,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죠. 이는 우리가 타인의 행동을 해석하고 예측할 수 있게 합니다. 정리 정돈 안 된, 어지러운 방 안에도 나름의 규칙과 질서가 있기도 하잖아요?

 

이 마음의 이론을 실제로 적용해 볼 수 있도록, 제가 지어낸 TM 기법을 소개합니다.

학술적으로 검증된 내용은 아니니, 반드시 참고 부탁드립니다.

 

● TM 기법의 4단계

1. Trigger(시작): 대화가 필요한 상황을 마주하기

2. Monitor(관찰): 상대방의 반응 살피기

3. Method(방법): 상황별 대응 전략 세우기

4. Modify(조정): 필요에 따라 접근 방식 수정하기

반응형

◉ 실제 적용 예시

 

예시 상황: 팀장님의 피드백이 최근 들어 부쩍 날이 선 경우

 

1단계(Trigger):

 

- “팀장님, 점심시간에 잠깐 상담 부탁드려도 될까요?”

-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최근 제가 팀장님의 업무 피드백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 “팀에 보탬이 되도록 제가 따로 공부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말씀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2단계(Monitor): 팀장님의 반응과 어조 변화 관찰

 

- 구체적인 문제점:

“요즘 들어 보고서에 작성해야 할 데이터가 틀린 경우가 많았어요. 그리고 바쁜 거 알지만, 미리미리 다음날 업무 준비도 해두고요.”

 

- 직책의 역할로 인한 스트레스:

“아유, 난 몰랐는데. 사실은 프로젝트 일정이 좀 빠듯해서 조급한 마음에 화를 자주 냈나 봐요.”

 

- 대인관계 외부의 상황:

“요즘 달러 환율이 치솟아서…. 여러모로 회사가 어려운 상황이라 새로운 아이디어 있어요?”

 

- 개인적 갈등:

“솔직히 말해, 김 대리의 업무 스타일이 저와 잘 맞지 않는 것 같아요. 개선 의지는 보이지만, 이건 어쩔 수 없는 일이죠. 나도 걱정입니다.”

 

3단계(Method):

 

- 구체적인 피드백 요청:

“제 업무 스타일 중에 가장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좋은 포장도로도 과거엔 울퉁불퉁한 길이었듯이, 가장 큰 굴곡부터 착실히 메워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개선 방안 제안

“혹시 팀 일정 관리를 보조하는 프로그램을 알고 있는데, 제가 그 프로그램으로 팀 일정을 정리해보겠습니다. 혹시 팀장님께서 검토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 지원이 필요한 부분 확인

“죄송하지만 지금 생각나는 아이디어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음번 기획 회의 전까지 회사 공유폴더에 사업 제안서를 올리자고 제안해주시면 어떨까요?”

 

4단계(Modify): 앞의 세 단계를 경유하며 발생한 문제해결, 필요시 접근 방식 수정

 

이 기법을 통해 우리는 타인의 감정과 생각을 더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소통할 수 있습니다.

 

● 우리가 정서능력으로 대인관계를 맺는다면

 

당연히 정서능력과 마음의 이론을 이 글에 적힌 그대로 실천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서로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지속 가능한 관계를 지지하는 단단한 버팀목이 됩니다. 마치 우리가 도시의 대중교통 시스템을 이용하여 다른 지역으로 여행하듯이, 정서능력의 성장은 우리를 더 깊고 의미 있는 관계의 세계로 이끕니다.

 

다음 글에서는 성취동기 이론을 통해, 이러한 정서적 성장이 어떻게 우리의 성공과 연결될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 이론, 앳킨슨의 성취욕구 이론, 와이너의 귀인 이론 등을 토대로, 성취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고 우리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방법을 탐구할 예정입니다.

 

오늘도 행운을 빕니다. 그리고 다정한 하루 되세요!

 

정서능력 감성지능 대인관계 심리학 자기계발 감정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