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일하는 건 괜찮은데, 뭐, 늘 사람이 문제지….”
많은 직장인이 이런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느낍니다. 직장만이 아니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인다는 동호회부터 자신이 나고 자란 가정까지, 사람이 2명 이상 모이면 ‘상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필연처럼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 사람’이 문제일까요?
이 글은 역설적으로 ‘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상대하기 어렵다”라는 감정/정서를 먼저 살펴보라고 이야기할 것입니다. “정서”는 교통 시스템처럼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일상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 사르니와 핵심 정서능력 8가지
사르니(Carolyn Saarni)의 정서 능력 이론은 우리의 정서/감정 관리 능력을 8가지 차원으로 설명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상에서 이 능력들을 잘 사용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어떻게 잘 발휘할 수 있을까요? 아래 예시를 보겠습니다.
1. 자신의 정서 인식하기
- 기존: “기분이 진짜 나빠”
- 개선: “지금 나는 불안하고 답답한 상태야”
- 실천 팁: 감정 일기 쓰기, 감정 단어 목록 만들기
감정 상태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은 모든 정서능력의 기초가 됩니다. 이는 긍정 또는 부정 감정 모두에게 해당합니다. 매일 작성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퇴근길, 잠들기 전 등 늦은 저녁 무렵에 오늘의 감정을 돌아보고, 기록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2. 타인의 정서 이해하기
- 기존: “뭐야? 저 사람 왜 저래?”
- 개선: “저 사람의 관점에서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구나”
- 실천 팁: 상대의 표정과 몸짓 관찰하기
때때로 우리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기 어려워합니다. 그렇다면 상대방의 비언어적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보세요. 길 찾기를 할 때도 지도만 보고 가면 헷갈리지만, 주변 건물이나 대로변을 기준으로 삼으면 경로를 쉽게 찾지 않던가요? 이 같은 정서적 단서들은 타인의 진심으로 가는 길을 여러분에게 안내하고 있답니다.
3. 정서 단어 사용하기
- 기존: “그냥 다 싫다고!”
- 개선: “이 상황이 나에게 답답함과 긴장감을 느끼게 해”
- 실천 팁: 감정 어휘 확장하기, 특정 감정을 느낀 상황을 구체적으로 표현하기
혹시 좀 더 강하게 정서를 표현하고 싶은데도, 감정 어휘 앞에 ‘개’를 붙인 표현 방식 외에 생각난 것이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우선 특정 감정을 느꼈을 때, 신체 반응을 자세히 확인해보세요. 심장이 빨리 뛴다, 손에 땀이 난다, 웃음이 난다, 같은 것이요. 그리고 이러한 신체 반응이 어떤 정서와 관련 있는지 맞혀 보시기를 바랍니다.
4. 공감 능력 기르기
- 기존: “아, 진짜?”
- 개선: “그런 상황이라면 네가 정말 기뻤을 것 같아.”
- 실천 팁: 적극적 경청, 무조건 비판하지 않기, 공감 문장 연습
“너 T야?”라고 하실 수 있지만, 어쩌면 공감은 그 나름의 논리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상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면서, 동시에 그 정서와 타인 간의 연관성을 밝히는 일 모두 중요한 것이죠. 이러한 공감은 건강한 대인관계의 핵심 토대라고 할 만큼 중요합니다.
5. 내적/외적 정서 구별하기
- 기존: 감정 그대로 표출
- 개선: 상황에 맞게 감정 표현 조절
- 실천 팁: 감정과 표현의 균형 찾기
균형 잡힌 대인관계를 위해, ‘실제 느끼는 감정’과 ‘외부로 표현하는 감정’이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감정 표현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노랫말 중에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라고 하듯, 우리는 가끔 속으로는 울고, 겉으로는 웃기도, 그 반대의 상황을 겪기도 하는 것입니다.
6. 부정적 정서 대처하기
- 기존: 회피나 억압
- 개선: 소박한 해결 방법 찾기
- 실천 팁: 스트레스 해소법 목록 만들기
불쾌한 감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은 대인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지요. 지난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시기, 우리는 답답함, 고립감, 외로움 같은 부정적 정서를 ‘400번 저어 달고나 커피를 만들’기도 하며 즐겁게 이겨내기도 했었습니다. 꼭 400번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소박하고 확실한,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고 실천해보세요.
7. 정서적 의사소통하기
- 기존: “됐어. 그만 얘기해!”
- 개선: “내가 바라는 건…”
- 실천 팁: I-message 사용하기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수용하는 능력은 원활한 의사소통의 핵심입니다. ‘I-message’로 자신의 감정을 비난 없이 전달하는 연습을 해보세요. 예를 들어, 연인 관계인 ‘나’와 ‘너’ 중에서 ‘너’의 연락이 ‘칼답’에서 ‘3일에 한 번’ 정도로 줄었다고 가정해 봅시다. ‘나’가 냅다 “너, 내가 귀찮아?”라고 하면 안 되겠지요? I-message를 사용해서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요? “나는 너를 좋아하기 때문에, 네가 그렇게 연락하면 좀 서운해. 그리고 네가 어쩌고 있는지 아픈 곳은 없는지도 궁금하고 말이야.”
8. 정서적 자기효능감 키우기
- 기존: “난 불안하면 감정 조절을 못 해”
- 개선: “1부터 10까지 천천히 세면서 긴장을 풀어 보자”
- 실천 팁: 작은 성공 경험 쌓기
대인관계에서 왜 정서적 자기효능감이 중요할까요? 자신의 감정을 잘 조율하고, 그 과정 자체를 스스로 신뢰하는 것은 대인관계에 대한 관점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편안하고 안정적인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기반은 나와 상대방 간의 중재에 있습니다. 내가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맞추거나, 나와 상대가 다투어 우위를 가린다면 그 관계는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할 것입니다. 즉, 정서적 자기효능감은 우리가 관계 맺음의 원동력을 ‘갈등’이 아니라 ‘화해’에서 얻도록 도와줍니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이 고갈되거나 억압되지 않고, 상생하고 표현되도록 자신감을 부여하기 때문입니다.
◉ 정서 조절과 정서 통제의 차이
다음 2부에서 이어집니다!
2025.01.13 - [어른을 위한 아동발달심리학] - 2. 나만의 ‘대인관계 GPS’를 켜자: 정서능력과 마음의 이론 (2)
오늘도 행운을 빕니다. 그리고 다정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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